저녁밥을 준비하며 흰밥을 준비했다.
첫째 아이는 콩밥, 흑미밥 가리지 않고 먹던 아이였다.
그러다 어느 날 부터인가 흰밥으로 먹고 싶다고 하면서 자연스레 매번 식사 때에는 흰밥만 준비하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은 갑자기
이 밥이 아니라 잡곡밥을 달라는 것이다.
순간 너무 화가 났다.
내가 먹고 싶은 흑미밥도 못먹고 때때로 다른 밥을 먹고 싶을 때도 그냥 흰밥을 했었는데,
언제든 밥 때가 되면 준비해주는 내 노력을 몰라주는 것 같아 섭섭한 마음이 밀려왔다.
아이에게 모든걸 다 맞출건 아니지만,
워낙 식성이 좋은 아이가 아니기에 최대한 아이 입맛에 맞춰 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오늘의 이 일은 정말 아니었다.
떼 쓰고 화내면 다 되는 줄 아는것 같았다.
아이에게 말했다.
너가 먹고 싶은 반찬이나 밥이 따로 있다면 식사 준비할 때 미리 이야기를 하라고 말이다.
흰밥을 다해놓았더니 잡곡밥이라니 정말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굳이 햇반을 사러 나간다고 해도 당장의 식사 흐름이 끊기기에 다시 당부를 했다.
오늘은 준비된 것을 먹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죽어도 자기는 잡곡밥을 먹어야 한단다.
참 이런 똥고집을 마주할 때마다 괴롭다.
그럼 밥을 먹지 말라고 까지 했다.
밥 먹지 않고 후식 요거트도 먹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아빠가 집 앞 슈퍼에 잡곡밥 재고를 확인하고 다녀왔다.
이렇게 까지 했는데 밥을 안먹으면 아무것도 들어줄 수 없다고 단단히 이야기 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야기를 나누었다.
밥을 준비하는 과정이 쉬운게 아니라는 것과
먹고 싶은 것이 있다면 미리 이야기해야한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집의 약속과 규칙은
이렇게 차려놓은 밥에 투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이 있으면 미리 말하면 준비해줄 수 있지만, 오늘처럼 행동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이야기 나누었다.
훈육의 상황과 생활습관을 지도하는 것의 사이는 참 모호할 때가 있다.
그리고 반복되는 상황 또는 황당하게 튀어나오는 상황들이 당황스럽고 힘들때가 있다.
오늘과 같은 상황에서는 더 단호하게 아이에게 말을 했어야 했을까?
끝까지 아이의 고집을 꺾으며 싸웠어야 했을까?
솔직히 나도 그냥 편안히 지나가고 싶었다.
어쩌다 벌어지는 이런 상황이 황당하지만
내 마음과 행동의 방향은 아이에게 분명히 전달했다.
이보다 더한 일들은 앞으로도 계속 펼쳐지겠지만
내 중심이 흔들리지 않게 내 마음도 단단히 잡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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