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와 아빠는 종종 놀이를 하면서 장풍쏘기를 할 때가 있다.
아이가 장풍을 쏠 때마다 아빠는 리얼한 연기를 펼치며 멀리 날아가 넘어지고 바람에 휩쓸리기도 한다.
아이의 장풍은 그럴 때마다 마법같고, 아이는 더욱 신난다.
아빠가 쏘는 장풍은 늘 아이를 빗겨 나간다.
장풍쏘기 대결은 늘 아이가 승리다.
장풍쏘기는 때론 아빠에게 통하지 않을때가 있다.
밥을 먹어야 할 시간이 되거나, 씻으러 갈 시간이 되었을 때,
그러니까 이제 놀이가 끝날때 즈음엔 아빠에게 통하지 않는다.
아빠는 이내 아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하하, 이제 너의 장풍은 힘이 없어졌구나. 하하하. 아빠는 밥을 먹고 에너지를 충전해야겠다."
"으하하하, 이제 나는 씻지 않는 아이의 장풍은 소용이 없다! 하하하!"
그러면 아이도 장풍의 힘을 얻어 아빠를 쓰러뜨리기(?) 위해 식사에 참여하고, 씻고 잘 준비를 한다.
그런데 오늘은 엄마인 나에게 장풍을 쏘았다.
"무지개 반사!"
처음엔 으억! 하고 살짝 머리만 흔들며 반응을 했는데, 즉흥적으로 이 장풍을 맞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아이에게
"무지개 반사 맞으면 기분이 좋아지나봐!" 하고 하하하 웃으니 아이도 기분이 좋아졌는지, 엄마의 기분좋은 모습이 좋았는지, 계속해서 장풍을 쏘아댔다.
나도 그 장풍을 맞으며 일부러라도 더 웃고 아이에게 친절하게 말하게 되니 왜인지 서로 기분이 좋아지는것 같았다.
아이는 계속 장풍을 쏘면서도 내가 웃으며 이야기 하자 괜히 모르는 척 하면서
"엄마! 장풍 맞았어? 무지개 반사가 기분을 좋아지게 해?" 라고 물었다.
나도 같이 모른척 하며
"글쎄, 뭐가 지나갔나? 괜히 기분이 좋아지네!"라고 말했다.
아이와 행복하게 지내는 건 참 별 것 아닌것에서 시작할 때가 많다.
소소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아이와의 시간이 참 소중하다.
오늘의 소중함도 이렇게 기록해본다. 잊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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