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태어나고 나서 부쩍 첫째아이의 감정기복이 심해졌다.
원래 그럴 시기인데 둘째가 태어나서 그런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유난히 감정기복이 심하고, 나하고 부딪히는 일이 잦아졌다.
오늘은 아침부터 난리였다.
어제 저녁에 늦게 잠들어서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이유를 되새기며 잠들었는데..
역시나 아이는 늦게 일어났고, 깨워서 힘들게 일어났다.
일어나서 놀고 가고 싶어했고, 시간은 없었다.
아침도 간단히 먹고 곧바로 나가야 하는 시간이었지만, 아이는 햄주먹밥을 요청했다.
그래도 금새 먹으면 먹을 시간은 될 거 같아서 타이머를 맞추어 주고, 아침식사를 했다.
하지만, 아이는 5분 내에 먹을 수가 없었다.
그만 먹고 나갈 채비를 해야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그 마저도 다 먹고 난 뒤에 나의 잔소리를 배경음악으로 듣는 듯
화장실에 들어가 느긋하게 콧노래를 부르며 양치질을 하기 시작했다.
계속 시간을 이야기 했고, 아이는 듣는둥 마는 둥이었다.
심지어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나와서는 종이팽이를 돌리며 놀고 있었다.
나는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아이가 나에게 던진 한마디가 촉발제였다.
"얼른 준비해. 엄마 먼저 나가야 겠어."라고 하자
"엄마, 아직 로션도 안발랐잖아. 엄마도 준비안되었으면서 뭐!"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사이 둘째 아이가 혼자 잘 놀다가 수유시간이 다가오니 울기 시작했다.
환장대파티가 시작되었다.
나는 이 순간이 너무 속상했다.
오롯이 내가 견뎌내고 이겨내야 한다는게 버거웠다.
첫째 아이의 등원 가방도 채 챙기질 못했다.
결국 나는 화가나 소리치고 말았다.
내 화에 못이겨 도저히 나갈 기분이 아니었다.
아이도 너무 미웠다.
다행인건지 남편이 조금 늦게 출근해도 괜찮다기에
병원 내원과 등원을 맡겼다.
이런 아침이 지나 둘째와 홀로 시간을 보내면서도 기분이 아주 나아지진 않았다.
오후에 데리러 가는게 싫었다.
반복되는 감정싸움가 마주하기 싫었다.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아 아이 하원을 했다.
하원을 하고 태권도를 다녀와 나와 만났다.
다행히 아이 기분은 좋아보였다.
태권도장에서 격파를 성공한 것도 한 몫 한 것 같다.
저녁 내내 점토 놀이도 하고 저녁도 먹으며 기분 좋은 저녁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아이는 점점 피곤이 짙어져갔고, 그럴 수록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아이의 몸 상태에 따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순간이 오면 아이가 피곤한 자신의 몸을 인지하고 쉴 수 있도록 이야기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럴 수록 반항하듯 이야기를 하고, 내가 말을 할 때마다 엄마는 저리가라며 소리지르고 귀를 막아버린다.
실랑이도 한두번이지 이렇게 한달 이상을 보내니 나도 한계점을 계속 들락날락 한다.
이제 그만 씻으러 갈 시간이라고 하자, 아이스크림을 꺼내왔다.
그런데, 아이스크림을 소파에서 먹으려 하는 것이 아닌가.
소파에서는 먹지 않는다는걸 이야기하자 소파 아래에 앉아서 먹기 시작했다.
그것까지는 허용했다.
하지만, 조금 이따가 돌아다니며 먹더니 급기야 소파 위에 올라앉는것이다.
소파 위에 올라가지 말라고 직전에 이야기 했고,
소파에 앉으면 아이스크림은 먹을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아이는 내 말을 거스르고 그 자리에 앉아 먹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은 결국 엄마 손에 들렸다.
아이는 울구불구 난리가 났다.
그러다 식탁밑에 들어가서는 나한테 종이컵을 던지기 시작했다.
화가 났다고 물건을 던지지 않는다는 규칙을 어겼다.
나는 아이를 끌고 나와 붙잡을 거라고 이야기 했다.
아이는 물건을 던지겠다며 나를 향해 또다시 종이컵을 던졌다.
나는 아이를 식탁밑에서 끌고 나왔다.
붙잡히기 싫어 몸부림을 치는 아이를 붙잡고 진정시키는게 너무 버거웠다.
그렇게 붙잡으면 온갖 핑계들이 만무한다.
엄마가 잡아서 덥다. 화장실 가고 싶다. 땀이 난다. 진정하러 방에 들어갈거다. 눈물 나는데 눈물을 닦을 수가 없다 등등
나는 아이를 붙잡고 같은 말을 반복한다.
"화가났다고 물건을 던지는건 안되는거야."
"진정해. 기다릴게."
아이는 어떻게든 내 손을 뿌리치고 진정하지 않겠다고 소리쳤다.
진정은 방에 들어가서 할거니까 나를 놔주라고 소리쳤다.
아이는 화가났다고 물건을 던지면 안되는거라는 내 말에 '난 물건 던질거야' 라고 말했다.
그렇게 실랑이를 했고, 아이 입에서 물건을 던지는건 안된다는 말을 듣고나서야 방에 들여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는 나쁜 엄마야. 엄마 미워."라는 말을 하며 또다시 소리치며 울었다.
나도 너무 속상했다.
둘째가 태어나기 전 아이가 처음 떼를 부리고 울고 할 때로 돌아간것 같다.
그 땐 말이 안통하고 흥분하면 가라앉히는 그 시간이 참 괴로웠는데,
아이가 더 큰 상태로 흥분을 하니 몸도 마음도 서로 만신창이가 되는 것 같다.
언제쯤 아이는 정상궤도로 올라올까.
피곤하면 쉰다는 걸 언제쯤 인지할 수 있을까.
내일은 부디 별 일 없이 평온한 하루가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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