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관에 부딪힌 것은 다름아닌 차 안에서의 자리배치 때문이었다.
첫째아이는 할머니가 자기 옆에 앉아가길 바랐는데, 그 자리에 동생이 차지했고, 할머니는 앞 조수석에 탄 것이 마음에 안든 것이다.
이로 인해 그동안 동생으로 인한 섭섭함이 모조리 다 올라오면서 동생이 싫다는 표현을 거침없이 내뱉기 시작했다.
"나 동생 싫어! 여자 동생이 좋아!"
"나 동생 안돌봐줄거야! 동생은 엄마 뱃속으로 들어가라고 그래!"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못하고 그 서운함을 계속 표현했다.
이대로는 땡땡이고 뭐고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낼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생겼다.
원래 계획대로 남편이 휴가를 낼 수 있는 날에 가자고 할 걸 잘못했나 싶었다.
한참을 그렇게 울며 동생이 싫다고 하다가
바깥 구름 풍경에 시선을 빼앗기며 진정되기 시작했다.
다행이었다.
그렇게 두 아이와의 첫 외출이었다.
첫째는 왜 그런말을 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아이의 진짜 마음은 동생이 없어지는게 아닐 거다.
동생이 없었으면 할 만큼 속상하고 섭섭한 마음이 커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아이 나름대로 얼마나 그 마음이 허하고 속상할까.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느라 얼마나 힘들까.
아이의 겉면에서 뿜어나오는 에너지로 당장 부딪히는 것 때문에 이면을 보지 못할 때가 있다.
아이가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게 더 신경쓰고 아끼는 마음 흘려보내려고 노력해야겠다.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아이와 함께 실천해보아야겠다.
아이도 나도 힘들지 않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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